긴팔원숭이를 좋아하시나요? -김산하, 『비숲』, 사이언스북스, 2015열대우림이란 단어가 주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자. 온통 푸른 나무에 온갖 생명체가 번성한 곳. 때문에 약동하는 생명의 이미지, 푸르름이 쉽게 연상되곤 한다. 하지만 단어가 주는 이미지와 다르게 실제로 그 속은 어둡다고 한다. 무성히 자란 나무가 햇빛을 가리기 때문이다. 물론 그 속에선 느낄 수 없지만 태양은 아낌없이 온기를 내주어 밀림을 키웠고 덕분에 많은 생명이 숲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간다. 비숲, 그는 그곳을 비숲이라 불렀다. 비가 많이 내려 비숲이라고 한다.(물론 비숲은 한자어 우림雨林을 순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긴팔원숭이가 살던 그곳에, 어느 날 한국인 영장류학자가 찾아온다. 『비숲』은 영장류학자 김산하 박사가 인도네시아의 구눙..
호모데우스는 인류의 재앙이다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호모데우스』. 김영사, 2017지난 해 독서토론대회를 준비하면서 작성했던 입론서를 수정한 글입니다. 당시 토론 논제는 "호모데우스는 인류의 축복이다"였고, 글쓴이가 준비한 입론은 이에 대한 부정, 즉 "호모데우스는 인류의 축복이 아니다"입니다. 처음 형식을 갖춘 토론을 준비하면서 팀원들과 함께 책 읽고, 토론했고, 토론 방식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책을 읽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존재를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그것이 정말 인류의 진보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던 분들 혹은, 토론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0. 주요 개념 정의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주요 개념을 정의하겠습니다. 인본주의란 신 대신..
담을 넘어(越墻) 성장(成長)하다: 『앵무새 죽이기』와 『앨저넌에게 꽃을』 함께 읽기-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앵무새 죽이기』, 열린책들, 2015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앨저넌에게 꽃을』, 황금부엉이, 2017 1. 들어가면서성장(成長), 듣기만 해도 마음이 들뜨는 단어다. 하지만 만으로도 어느덧 스물다섯인 나에게 성장 소설이 여전히 눈에 들어온 까닭은 단순히 ‘성장담’이 일으키는 푸른 심상 때문만은 아니다. “내 이름은 스물 두 살/한 이십 년쯤 부질없이 보냈”다던 어느 시인의 말처럼 지나온 삶이 온통 “후회”와 “불안스런 그림자”들로 가득한데, 성장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한 이십 년쯤” 훌쩍 넘어 살았지만,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나에게 성장담이 눈에 들어온 까닭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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